버스타고 오면서 뒷자리 여자의 통화를 엿들었다. 작년에 이혼한 남편은 전에 살다 이혼한 여자와 다시 합쳐 살고 있는데 애가 백일이 지났단다. 그 여자와 낳았던 애는 열여덟까지 키워놨더니 제 엄마가 좋다고 갔단다. 그 사이에 애가 둘 있는데 둘다 대학생이라더라.
PM 11:43
꿈에, 예전에 헤어진 사람에게 쫓겨다녔다. 정말 처절하게 쫓겨다녔다. 정말 그렇게 무서울 수가 없더라. 기숙사에 숨어도 수위아저씨에게 뭔가 거짓말을 하고 들어와서 악착같이 날 찾아내던 그. 일어나서 멍하니 사람의 인연에 대해서 생각했다. 천국과 지옥은 멀지 않다.
AM 11:53
부암동 일기 28. 어제 술 한잔 하면서 환기미술관 이사장님과 고양이 얘기를 실컷 하다. 우리 요도크 사진 보여주자 “내일 우리 수수 사진 보여드릴께요.” 약속하시더니, 언니네 까페에 통통한 앨범 두 권을 맡겨놓으셨다. 아이코, 귀여운 수수. 아이코, 강아지들도 잔뜩.
AM 12:40