도저히 감정이입이 안 되면서도 이해할 도리밖에 없는 사람들이 있다. 그들이 제 행복을 회피하는 형식이 불편하면서도 어쩔수 없이 납득해버릴수밖에 없는, 이런 순간들이 싫다. 인간이 투명하게 떠오른다. 서른 아홉의 나는 폴르와는 완연히 다른 사람이지만, 그럼에도 불구하고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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부암동 일기 31. 신기해라. 이 동네의 풀과 나무들은 잎이 시들고 낙엽이 지는 과정이 생략된 채, 파란 잎사귀들이 고냥 고 자리에서 검푸르게 얼어버린다. 대학로시절 베란다에서 한겨울 내내 물 한모금 얻어먹지 못하고 버텼던 페페도 하룻밤 노숙하고 바로죽는 부암동 겨울.
PM 01:11