죽을 때가 다가온 개는 무리에서 이탈하려는 습성이 있다고 한다. 십수 년간 함께 살아온 아이가 집을 나가려는 기색을 보여 병원에 데려갔다. 폐암이란다. 어릴 적 자식들 대하듯 그 아이를 아끼셨던 아버지는 어제 잠을 설치셨다. 두 눈은 밤새 어둡게 부어올라 있었다.
AM 09:41
4년 넘도록 교류가 없어 정을 떼었던 이에게서 별안간 “같이 음악하자”는 연락이 왔다. 인사도 하기 전에 저 편한 용무부터 묻는 거냐 했더니 “내가 원래 좀 그래, 형도 알면서”란다. 남남처럼 지내다 결혼 소식 돌릴 때면 갑자기 살가워지는 일련의 무리들이 생각났다.
PM 04:19
“벌레도 먹지 않는 채소를 먹고 건강해질 수 있단 말인가” (TAKAKI FARM), “자리에서 기다리고 있으면 진실이 걸어와 준답니까? 보도에 지름길은 없다” (마이니치신문) ㅡ 한 트위터 봇(@copyncoffee)을 통해 접한, 일본의 멋진 광고 카피들.
PM 04:12
배경과 인물, 대사, 그리고 엔딩까지. 영화 전체가 <대부>의 오마주로 가득하다. 결과물도 제법 괜찮게 나왔다. 나무랄 데 없는 화면과 음악 사이로 배우들의 열연이 넘나든다. 이야기가 늘어지는 가운데 최민식이 홀로 위태롭게 중심을 잡는 후반부가 못내 아쉽다.
AM 11:21
드라마 <셜록>을 보면 두 주인공이 서로의 블로그를 놓고 투닥거리는 씬이 종종 나오는데, 이 블로그들이 실제로존재하더라. 내용도 실하다. 극 중 등장한 온갖 사건들이 작품 시간대에 맞추어 게재되고, 포럼과 댓글을 통해 등장인물들이 서로를 디스하는 광경도 볼 수 있다.
PM 05:43
<소셜 네트워크>에서 보여준 핀처의 이야기 전개 능력은 158분에 달하는 이 영화에서도 그대로 이어진다. Karen O의 목소리가 솟아오르며 시작되는 오프닝 씬도 대단했다. 종반부 15분 가량을 들어내고 리즈베스의 캐릭터를 일관되게 밀어붙였으면 더 좋았을 것이다.
PM 04:19
로토스코핑으로 섬세하게 직조된 선과 화사한 색감, 끊임 없이 흐르면서도 매 장면마다 맛을 더해주는 음악들이 복잡한 사생활과 밀당으로 점철된 두 음악가의 뻔한 순애보 이야기를 훌륭하게 가꾸어 냈다. 치코가 뉴욕행 배에서 꾼 꿈을 묘사한 장면은 단연 이 영화의 백미.
PM 04:01
리트윗 때문에 사람이 잡혀갔다는 뉴스가 나오자 어머니께서 “너도 인터넷에서 허튼 짓 말라”는 엄포를 놓으신다. 이 나라를 지탱하는 정신적 기반은 공포다. 이념 갈등을 절멸시킨 국가의 압도적 힘에 굴종하지 않으면 나와 내 가족의 안녕을 보장받지 못하리라는 공포.
PM 03:09